*거의 현대와 비슷한 배경인데 인간들 사이에 마물이 섞여 살기도 한다는 오묘한 날조가 들어가 있습니다. 주의! 둘은 알고 있다. 저들이 분장하고 있다고 한들, 유원지의 방문객들은 모두 자기들과 다르게 '진짜'라는 사실을. 시간은 오후 열 시 반. 할로윈 밤에는 연장 개장을 하는 유원지에 데이트를 하러 온 둘. 밤이라고는 하나 유원지의 화려한 조명은 눈이 부시도록 밤길을 비추고, 요란한 퍼레이드가 끊이질 않는다. 할로윈인 만큼 유원지 내부를 거니는 것들의 라인업이 심상치 않다. 좀비와 마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고, 오싹한 웃음소리가 섞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가게들도 저마다 할로윈 컨셉에 맞게 호박과 박쥐 모형으로 한껏 꾸며져 있고, 판매하는 음식들도 계절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디노와 키스도 ..
옛날옛날, 너구리 담배 피우던 시절에 분홍 늑대가 살았어요. 늑대는 나쁜 꿈을 자주 꾸었기 때문에 밤에 잠드는 게 무서웠답니다. 그래서 늑대는 자는 것을 미루다가 늦게 잠들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늑대는 늦은 밤에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밤은 늘 벌레 우는 소리 외에는 아주 고요했기 때문에 늑대는 조금 겁이 났답니다. 늑대는 잠시 고민했어요. 지금 억지로 잠을 자봐야 가위에 눌릴 것 같았고, 그렇다고 혼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의 정체를 밝히러 가기에는 무서웠거든요. 기나긴 저울질 끝에, 늑대는 잠시 굴 바깥을 살펴보기로 했어요. 귀신이면 어떡하지? 늦게까지 깨어있는 나를 혼내주러 온 거면 어떡하지? 늑대는 조심스럽게 굴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어요. 그랬더니 이게 웬걸! 굴 바깥에 있는 건, 귀신..
https://youtu.be/jQmYZWjLwzw 아카데미 시절 두 사람이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굉장히 넓은 얼음 호수 위를 걷는 게 보고 싶어요. 하늘은 방금 막 해가 떠서 어둑하지만 새파랬으면 좋겠고, 얼음 호수 외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을 상상하는 중. 비현실적인 풍경답게 호수의 얼음은 맑고 투명해서 그 위를 걸으면 자기 모습이 비침. 우유니 사막 같은 느낌을 떠올리면서 배경을 설정했어요. 그리고 그 위를 걸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얼음에 비치는 자기 모습이 점점 성숙해져 가는... 어른이 되어간다는 그런 이야기. 이른 아침의 분위기가 그렇듯 적막하고... 푸른빛이 얼음 위로 날카롭게 스며서 춥고. 한창 미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나이니까 둘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면서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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